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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에세이 ⑪-"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연주된 감격의 찬송"

관리자
2022.02.18 13:31 5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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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찬송가 에세이 ⑪
      제364장  “내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작사  사라 플라워 애덤즈(1805-1848)  작곡  로웰 메이슨(1792-1872)

 찬송가 364장은 가사가 은혜스러운 4절까지로 되어있다. 로웰 메이슨 박사의 아름다운 곡인데 이 찬송을 부를 때 마다 기자는 성지의 얍복강을 떠올린다. 아마 2절과 4절의 “옛 야곱이 돌베개 베고 잠 같습니다”와 “야곱이 잠깨어 일어난 후 돌단을 쌓은 것”의 노랫말 장소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형 에서를 피하여 도주하던 야곱이 한 지점에 이르러 돌베개를 베고 야영한후 일어나 돌단을 쌓고는 그곳을 벧엘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벧엘을 찾아오는 성지순례자들은 364장을 부른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야곱이 베고 잤다는 돌은 애급과 아일랜드를 거쳐 영국으로 옮겨져 지금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트 수도원에 있다고 한다.
 야곱은 그곳 벧엘을 떠나 하란의 외삼촌 집에서 지내며 장가들어 일가를 이루고 돌아오는 도중 얍복강 나루에서 또한 밤을 지낼 때이다. 이번에는 천사와 밤새도록 씨름을 했는데 천사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떠난다. 야곱이 그곳을 브니엘이라고 했다.
 기자는 한편의 아름다운 목가라도 접하듯 흠모하여 진작부터 얍복강에 가보고 싶었는데 그 소망이 2007년봄 성지순례 길에 이루었다. 이집트와 요르단 땅을 섭렵하고 요단강을 건너 벧산으로 해서 이스라엘로 입국하기 직전 얍복강을 지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머리에 그리고 있었던 만큼 목가적이지 못했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 인근에서 발원 100㎞를 흘러 요단강에 유입하는 강이라는데 도랑보다도 못하여 물길이 풀 섶에 숨어 있었다. 상류에 발전소 댐이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지의 강들은 대개 강우량이 적은 지역이기 때문에 어차피 요단이든 기손이든 얍복이든 그 정도일 수밖에 없다. 할 수없이 얍복이 그리울 때면 찬송가 364장을 부를 수밖에 없겠다.
 참으로 많이 불리우는 찬송가 제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은 영국의 유일교도 사라 애덤즈가 작사했다. 유일교는 삼위일체설을 부정하고 오직 하나님의 신성만 인정한다는 영국 개신교의 한 교파이다. 그녀는 1805년 영국의 이섹스 할로우에서 한 주간지의 편집장이던 벤자민 플라워의 둘째딸로 태어났다. 사라는 어려서부터 글을 쓰는 재능을 가진 미인이면서 한때 배우로 이름나 있었다. 언니 엘리자베스도 찬송가 작가였는데 폐결핵으로 사망하자 간호하던 그녀 역시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사라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가 아름답고 재능이 많은 여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사라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작시하게 된 동기는 이러하다. 1840년 어느날 찬송시를 짓기 위해 성경을 탐독하다 창세기 28:10-22을 읽는 중에 야곱의 이야기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고독했던 야곱에게 함께 하시고 축복하시고 섭리하시던 하나님이 자신에게도 함께 계시고 축복하시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 그 심정을 읊은 것이 “내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며 노래 안에 항상 하나님을 향하여 가려는 그녀의 노력이 그려져 있다고 하겠다.
 이 찬송가의 아름다움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미국의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가 체험한 한 캠프의 추억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부를 때 어떻게 소리의 파도가 나무 숲속을 지나서 오는가를 기억하게 했다. 인간에게 바탕을 둔 소리의 위대한 숨어있는 언어 속에는 놀라운 힘과 고양함이 있었다>
 이 찬송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에도 나와 더욱 감명깊게 한다. 모두가 살겠다고 단말마적인 몸부림을 치는 침몰직전 4명의 현악연주자가 아무도 듣지 않는데도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이 감격적인 장면은 영화속의 픽션이 아니라 조난 당시의 실화이며 승객들도 찬송가를 따라 불렀다고 하니 차가운 파도가 비록 많은 육신을 삼켜갔지만 영혼들 만큼은 하늘나라로 인도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타이타닉에서 연주된 곡은 메이슨의 곡이 아니라 다익스의 장엄한 곡이었다는 설도 있다.
 타이타닉호의 실화를 말고라도 감동적인 찬송가 제364장에 얽힌 일화는 많이 전다.
❶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 치열할 때이다. 감리교회의 마빈 감독이 자신의 주택에서 추방  당했다. 실망하여 시골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길가 통나무 집에서 찬송가 소리가 들려  나왔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 보니 병상의 할머니가 기쁨이 충만하여 “내 주를 가까이”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찬송을 들은 마빈 감독이 용기백배할 수 있었다.
❷ 남태평양 통가섬에서 활약하던 선교사의 이야기이다. 한 노인이 위독하다는 기별을 받고    찾아갔더니 무엇인지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 주를 가까이”를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는 이 찬송이 통가에 알려지기 전이었다. 성령의 교통이 아니었겠는가.
❸ 미국의 가장 비참한 열차사고인 존스타운 홍수 때이다. 홍수가 철로를 덮친 줄도 모르고  달리다 열차가 물속으로 쳐 박혔는데 승객 모두가 죽어가면서도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    은”을 부르고 있었다.
❹ 6,25 동란때이다. 포로된 유엔군 병사가 총살당하게 되었다. 마지막 부탁을 말하라고 하  자 병사는 찬송가를 부르겠다고 했다. 바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었다. 그가 애절  하게 찬송을 부르고 눈떴을 때는 머리를 떨군 적군의 총구가 땅을 향하고 있었다.

 특히 이 찬송가는 1887년 아펜젤러 선교사가 처음 우리말로 설교할 때 역시 우리말로 번역되어 처음 불리운 찬송가이다. 그해 부활절날 벧엘교회(지금의 정동교회)에서였다.
 다음은 1907년 완역되어 불리던 “내주를 가까이”의 찬미가이다.

 <1절>우리쥬 갓가히 하난거시/십자가 짐갓치 고생이나/내일생 소원이 늘 찬숑하면서/더 쥬        끠 나가기 원합내다.
 <2절>내고생 하난것 녯야곱이/돌베개 베고잠 갓삽내다/꿈에드 소원이 늘 차숑하면서/더 쥬        끠 나가기 원합세다.
 <3절>뎌븨는 층대난 우리들의/생명길 되나니 은혜로다/텬사여 우리와 늘 찬송하면서/더 쥬        끠 나가기 원합세다.
 <4절>야곱이 니러나 잠깬후에/돌단을 싸흔것 모본하세/숨질때 되도록 늘 찬숑하면서/더 쥬        끠 나가기 원합세다.

그리고 게일 선교사는 1910년 발간한 자신의 저서 “과도기의 한국”에서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 중의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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